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예절을 지키며 과테말라 이웃과 더불어 살자 (5)

취미활동/끄적끄적

by 한맛 2023. 11. 14. 19:41

본문

예절을 지키며 과테말라 이웃과 더불어 살자 (5)

 

일반 공공장소에서 (2)

 

저는 지난 6월에 독일에서 월드컵 경기가 개최되었을 때에 독일에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대표팀은 아쉽게 예선전에서 탈락하였으나, 2002년 월드컵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였지만 우리 팀은 참 좋은 경기를 하였으며, 경기장을 찾아 열심히 응원하였던 우리 국민들이 경기장 안팎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모습이 독일언론에 부각되어 독일 국민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었습니다.

 

독일에서는 차범근 선수가 '차붐'으로 통하며 아직도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입니다. 차범근 선수가 1979년 분데스리가 프랑크푸르트팀에 입단하여 활약할 때부터 전설같은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독일 정부는 차붐을 독일로 귀화시키려고 하였을 뿐만 아니라, 레버쿠젠팀 선수의 육탄공격에 차 선수가 심한 부상을 입자, 프랑크푸르트 팬들은 레버쿠젠까지 가서 그 선수를 살해하겠다고 위협하는 소동이 있었고, 1983년 차 선수가 레버쿠젠팀으로 이적할 당시 프랑크푸르트 팬들은 울음바다를 이루었다고 합니다. 이 얼마나 가슴이 뿌듯한 이야기입니까? 그것은 차 선수가 1989년 독일 분데스리가를 은퇴하기까지 11년간 통산 308경기에 출장하여 98득점을 하여 분데스리가 외국인 최다출장 최다골을 기록한 것과 그의 좋은 매너가 지금까지도 팬들의 기억에 '차붐'과 '코리아'를 좋은 인상으로 오래 남아 있게 하는 것입니다.


서양 사람들은 배우자나 커플이 함께 나들이를 많이 하고, 식당, 극장과 같은 공공장소에서 거의 예외 없이 남자들은 신사가 됩니다. 서양 사람들은 행동이 굼뜬데도 어느새 자동차 문을 열고 파트너가 잘 내리도록 배려를 합니다. 어디 그 뿐이겠습니까? 공연장에 들어오면 외투를 받아들고, 공연이 끝나면 제임스 본드처럼 날렵하게 옷을 입혀주며, 그 앞에서 여성들은 당당하고 우아하게 뒤돌아서 옷을 받아 입습니다. 이런 풍경은 여성에게 옷을 받아주고 입혀주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익숙해지기 힘든 매너들입니다. 저도 젠틀맨 흉내를 내보려고 부단히 노력을 하지만 깜빡깜빡 잊게 되는데, 그 때마다 문화는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임을 깨닫습니다.

우리 한국남성들을 매너 없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은 어려서부터 그런 예절에 익숙해지지 않아 그런 것 보다는 우리 한국여성들의 '너그러움'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어떤 여성들은 큰 맘 먹고 겉옷을 들고 있는 파트너에게서 빼앗듯이 나꿔채고 남사스럽다는 표정을 짓습니다. 제 옷도 혼자 입지 못하고 입혀 달라고 칭얼대는 서양 여성에 비하면 스스로도 잘 입는 우리 한국의 여성이 얼마나 대견합니까? 이렇게 혼자서도 잘 하는 줄도 모르고 폼 잡으려다가 민망한 지경에 이르렀던 그 남자는 그런 쓸 데 없는 짓을 또 다시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내가 아는 어떤 여성은 자기의 권위를 최대한 지키려고 애를 씁니다. 문을 열어줄 때까지 자동차에서 내릴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옷을 받아주지 않으면 눈에 불을 켜고 낮은 소리로 옷을 받으라고 명령을 합니다. 그 앞에서 신사가 안 될 간 큰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몇 번 그러다 보면 이 억지 신사도 자연스럽게 그 매너에 익숙해지게 되고, 집에서는 어떨지언정 밖에서는 국제신사가 되어 갑니다. 과테말라에 계시는 한국 여성들이여, 오늘부터 남편을 길들여 보는 것이 어떨까요? 그렇다고 부부싸움까지는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서양 사람들을 흉내 내지 못할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별로 비싸 보이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의상을 매우 고상하게 잘 입는 것입니다. 쇼핑하러 가도 그렇고 어느 자리에서도 그 장소에 적절하게 어울리는 의상을 차려 입고 있는데, 젊은이나 노인이나 뛰어난 감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옷걸이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장소에 어울리는 의상을 차려입는 것도 여러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서 갖추어야 할 매우 중요한 매너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쇼핑하러 갈 때나 밖에 잠깐 외출할 때라도 츄리닝에 슬리퍼 차림보다는 단정한 옷차림을 하게 되면 상대방으로부터 더 좋은 인상과 대우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자주 노약자나 여성을 비롯하여 타인에 대하여 배려할 수 있는 여유를 갖지 못합니다. 여러 사람들이 모이고 흩어지는 장소에서 또는 문을 열고 드나들 때에도 뒤에 오는 사람들을 위하여 문을 잡아 주는 등 타인에 대하여 배려하는 것을 익혀야 하겠습니다. 우리들도 한 템포 늦추어 주변을 살펴보고 타인에 대해서 먼저 배려하는 여유를 가져야 하겠습니다. 돈 안들이고 상대방으로부터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경제활동이라 하겠습니다.

 

(2006.10.23(월) - 과테말라)
 

취미활동/끄적끄적

2007-12-11 10:45:38

 

관련글 더보기